마비노기와 넥슨의 딜레마라는 글을 작성한지도 벌써 1년이 넘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되도 않는 글을 이리저리 끄적인게 엊그제같은데(...) 시간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아요(응?)
그리고 1년. 이미 넥슨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는 익히 알아봤지만 과연 1년이 지난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넥슨의 선택 : 마비노기.
결국 넥슨은 제라Zera의 참패 이후 다른 대작 MMORPG에 손대지 않았습니다. 지속형 MMORPG는
마비노기를 밀고 나가기로 작정한 것이지요. 지난 1년간 마비노기 챕터2는 제너레이션7까지 차례로 투입되면서 신대륙에는 엘프, 자이언트 뿐만 아니라 이제는 원주민 마을까지 등장했습니다.
위에 나오는 것이 넥슨닷컴에 들어가면 바로 나오는 라인업입니다. 1년 전에 비해 딱히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세는 FPS
문제는 현재 캐쥬얼 게임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로 인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린것은 사실입니다만, 캐쥬얼 게임 자체의 한계는 언젠가 캐쥬얼 게임의 지배자가 바뀔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서든어택
Sudden Attack이나 스패셜 포스Special Force는 FPS게임계의 양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지속형 MMORPG가 유지될 수 있는것은 '..딜레마1'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커뮤니티성입니다. 이는 실제 사회를 온라인이라는 공간 속에서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어 플레이하는 사람들 간에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에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맺어지기는 힘들지만 한번 맺어지면 잘 끊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이들이 서로가 서로 게임에서 이탈하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길드 시스템입니다.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커뮤니티 속에서의 인간이 어느날 갑자기 관계를 끊고 독립된 개체로 시스템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죠. 그 외에도 솔로 플레이를 어렵게 한다던가, 보스 레이드 시스템 등등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하나씩 떠나는 것을 막고자 합니다.
물론 캐쥬얼 게임에도 커뮤니티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쥬얼 게임의 커뮤니티성은 지속형 MMORPG와는 그 성격을 다르게 합니다. 보통 게임을 하면 짧게는 20~30분에서 길게는 수십 시간까지 플레이를 함께 하는 지속형 MMORPG에서는 (앞서 말한 여러가지 장치들로 인해) 홀로 플레이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에 길어야 수십 분을 넘지 않는 플레이타임을 자랑하는(?) 캐쥬얼 게임에서 플레이어들 사이의 관계는
매우 단편적인 관계입니다. 지겹거나 방 분위기가 맞지 않거나 비매너 플레이를 (당하거나 혹은) 하게 되는 경우 아무 부담 없이 다른 방에서 플레이를 하면 됩니다. 캐쥬얼 게임이라는 공간에서는 과거는 지나간 일일 뿐이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캐쥬얼 게임은
외부에서 형성된 커뮤니티가 게임을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현실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 게임 저 게임을 한다는 의미이지요. 이런 경우 게임을 하는 그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더 강하게 작용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캐쥬얼 게임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FPS게임이 캐쥬얼 게임의 대세가 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이유가 다음 캐쥬얼 게임의 대세를 예측하게 한다거나 현상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넥슨의 한계
카트라이더는 넥슨을 캐쥬얼 게임의 리더로 만들었지만 넥슨도 차세대 캐쥬얼 게임을 이끌어나가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넥슨도
워록Warock이라는 FPS게임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서든어택Sudden Attack이나 스패셜 포스Special Force에 비하면 시장점유율에서 매우 낮습니다. 워록의 실패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어렵다'는 것이 지극히 단순함을 추구하는 캐쥬얼 FPS유저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FPS열풍을 가져오는 대다수의 플레이어들(..본인 주변 사람들을 포함해서)은
레인보우6Rainbow Six 시절의 전략적이고 복잡한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단지 '실컷 쏘는'것을 원할 뿐이지요. 이것은 과거 소위 '오락실'의 게임들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대다수)유저들에게 다양한 병과와 장비를 이용하는 워록은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주위 사람들이 서든어택이나 스패셜 포스를 이미 즐기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지요.
캐쥬얼 게임은 트랜드가 바뀌었지만, MMORPG시장은 1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는 우선 1년전 대규모 MMORPG들의 연이은 참패로 인해 신작 MMORPG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대작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리니지2를 비롯한 기존의 MMORPG들은 너무나도 안정적인 온라인 사회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사회에서 '안정적'이라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요소입니다.
사람들이 현실에서 탈피하여 MMORPG로 오는 것도 단조로운 일상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안정적인 온라인 사회가 구축된다는 것은 기득권층 내지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궤도에 올라가 신규 유저들이 따라잡기 너무나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결국 1년전 거대 MMORPG들의 파멸적 참패와 신규 게임의 부재는 지속형 MMORPG자체로의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년전에 가지고 있던 넥슨의 딜레마는 해결되기는 커녕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카트라이터 열풍은 그것이 일어난 만큼이나 쉽게 가라앉았습니다. 현재 캐쥬얼 게임의 트랜드는 FPS이지만 넥슨의 FPS인 워록은 초기부터 표절 시비에 흔들린바 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미 게임성에서 타사의 게임에 비해 뒤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게임성이란 게임 자체가 좋다/나쁘다가 아닌, 유저가 원하는지 아닌지 여부에서 판가름됩니다.)마비노기의 상황물론 마비노기도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이미 누적레벨이 2천이 넘어가고 버그베어가 매그넘 몇방에 나가떨어지고 알비 상급던전을 솔플로 클리어하는 상황에서 신규유저들은 진입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뿐만아니라 케릭은 강한데 딱히 할 게 없는 기존유저들도 지속적으로 결제할 필요성을 느끼지를 못합니다. 점차 마비노기의 커뮤니티성은 붕괴해 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러한 마비노기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가 바로
엔딩바와 VIP아이템입니다. 어떻게든 헤비유저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게임 내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VIP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은 이제 마비노기 내에서 가장 어려운 던전에서조차 흥미를 잃어가는 유저들에게 아이템을 지급해서라도 그들의 이탈을 막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이는 MMORPG에서의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사회의 점진적 붕괴-보다 현실사회에서 익숙한 말로 표현하자면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지요.
문제는 이러한 고령화에 대한 해결책이 출산율 장려(신규유저의 유입)보다는 국민연금 지급(아이템 뿌리기)이라는 점 일까나요.
최근에 등장한 엔딩바는 비단 마비노기 뿐만 아니라 넥슨 자체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미 넥슨의 실적은 악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넥슨홀딩스 연결재무제표 및 각종 자료 참조.) 물론 이러한 엔딩바가 그동안 만들줄 몰라서, 아니면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타사의 게임이나 다른 게임에 없던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저의 불편함과 반발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새로운 메인스트림은 마비노기를 수익성 있고 사람 바글바글한 2년 전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최근에 업데이트된 쿠르쿨레(..철자가 맞나..OTL)지역에서는 무려 루xx의 이름도 살짝이나마 언급되고 엘프와 자이언트의 대립구조도 완성되어 이제 메인스트림2에 대한 준비는 끝난 것으로 보여집디다.
그러나 제 결론은
'너무 늦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06년 이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비노기를 계속 플레이한 유저들(=지겨운 던전솔플노가다를 이겨낸 사람들)은 너무나도 강해져 있고 이는 메인스트림이 끝나고 마비노기를 접거나 플레이타임을 줄인 유저들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인스트림2가 등장한다면 과연 플레이 난이도를 어느정도로 해야 할까요? 물론 유저에 따라 메인스트림의 난이도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플레이 자체가 솔플로만 이루어졌던 제너레이션2, 팔라딘Paladin의 경우를 떠올려 보신다면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마비노기 메인스트림의 3개 장 - 여신강립, 팔라딘, 다크나이트 중에 가장 완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것은 여신강림입니다. 물론 여신강림이 플레이 타임도 가장 길고 RP도 많아 게임성 또한 뛰어납니다만, 그에 못지 않게 플레이 자체가 어렵지만 재미있던 요소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당시 플레이어들이 지금처럼 굇수가 아니었다는 점, 다들 고만고만했다는 점 등등이 있습니다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여럿(아마 글라스 기브넨 던전이 3인 이하 던전이었지요?)이 파티플레이를 한다는 점은 분명
'재미가 있'었습니다.
신대륙 실패의 요인 - 꼭 신대륙이어야 했나?그렇다면 이번에는 지난 1년간 넥슨과 데브캣의 삽질의 결과인 이리야 신대륙에 대해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넥슨(=데브캣)은 마비노기에서 유저의 차세대(?)컨텐츠로 신대륙과 탐험을 택했고 그것은 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열심히 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비노기 게임 내의 모습은 메인스트림이 끝나고 EG가 투입될 당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마비노기의 울라 대륙 필드는 분명 매우 좁았습니다. 필드 확장은 필연적이었지만, 그것이 과연 기존의 도시들과 완전히 떨어진 신대륙의 추가로 이어져야 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물음표를 찍고 싶습니다. 이렇게 동떨어진 필드의 추가는 기존의 유저들에게 둘 중 하나에서'만' 플레이를 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유저들은 편리한 던전과 제대로 된 마을, 각종 편의시설(마비노기에서의 편의시설은 각종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광산, 거미밭 등등입니다.)이 있는 울라 대륙을 선택했습니다.
결정적인 실수는 바로
대륙이동 시스템의 추가와 희안한 탐험렙 시스템입니다. 퀘스트 간판과 자주 컨택을 해야 하는 탐험렙 시스템상 이리야에서의 유저들의 활동은 마나터널 근처와 마을 근처로 한정됩니다. 즉, 필드는 어마어마하게 넓지만 그 중 실제로 활용되는 필드는 아주아주 작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대륙이동 시스템은 신대륙까지의 움직임을 '너무나도 편리하게'만들어버렸습니다. 더군다나 12시 기준으로 대륙이동 타이머가 리셋되는 점으로 인해 대륙이동 두번이면 최대도시 던바튼에 갈 수 있다는 점, 언제든지 은행과 상점이 있는 마을을 갈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오히려 신대륙의 다른 장소는 안가면서 켈라 베이스 캠프에 잠깐 들렸다가 던바튼으로 가버리는 경우만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더 나은 방법은 신대륙의 추가가 아닌, 울라 대륙의 확장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마을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필드의 추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이를 통해 현재 티르코네일-던바튼-반호르 의 일직선형 공간이용을 새로운 필드의 추가를 통해 어마어마한 공간이용의 효율성 상승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필드들이 원형 내지는 네트워크형으로 연결된다면 말이죠.
결론마비노기는 챕터2에 들어서면서 너무나도 많은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유저들의 성장속도를 감안하지 않은 메인스트림의 너무나도 긴 공백, 그로 인한 신규유저의 감소와 컨텐츠의 부족, 신대륙에서의 비효율적 공간배치 등등이 그것이지요. 상당수는 제가 판단하기에 너무 늦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넥슨이 이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을지, 인지하고 있다면 극복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아니면... 뭐 망하는 거고....┐-)
ps. 전 FPS게임 엄청 못함.. 아니 좌절스러운 정도입니다. 다만 워록은 조금 해봤고(물론 이 글을 쓰기 위해 해본건 아님) 서든어택이랑 스패셜포스는 아이디조차 없지요orz.. 그런데 가까이 지내는 ㅊ모양과 ㅈ모양의 영향으로 멀리서나마(?) 구경은 해본 정도이지요.(물론 게임을 하는거와는 별도로 게임산업에 대한 분석은 따로 하고 있음.)